‘명품이냐, 짝퉁이냐’, ‘진품이냐, 모조품이냐’, ‘오리지널 곡이냐, 표절 곡이냐’, ‘자연산이냐 인공이냐’와 같은 논쟁들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언론을 장식하는 단골 레퍼토리들입니다.
이처럼 ‘팔리는 기사’들에 등장하는 유명인들 논란에 대해 마치 친동생 일처럼 시간 들여 관심 가지고 마음 쓰는 인류애 넘치는 분들을 보게 되면 ‘이것이 인간인가’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아울러, 사람들이 얼마나 ‘오리지널’에 목말라 있는지, 얼마나 스트레스 풀고 싶은 대상을 찾고 싶어 안달 났는지도 말이죠.
사회가 다원화될수록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을 탐구하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오리지널’을 부르짖습니다. ‘유행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도 취향’이라는 다소 모순적인 말을 내뱉는 군상들도 생겨나는 것을 보면, 취향이 홍수처럼 넘치는 시대에서 가장 큰 가치는 오리지널리티(독창성)가 아닐까요?
‘원본’이라는 사전적 뜻을 가진 단어 ‘오리지널(Original)’은 ‘독창성’을 뜻하는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의 형용사이기도 합니다. ‘갖고 싶은 게 너무나 많은 인생들’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발맞춰, 전 세계 산업계는 ‘오리지널 콘텐츠’, ‘오리지널 상품‘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브랜드가 ’오리지널‘이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상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한 채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고, 대세에 순응하지 않고 시류를 거스르며, 구태의연한 전통을 거부하는 독창적인 것을 생산하는 쪽을 택한 브랜드만이 ’오리지널‘에 근접할 수 있습니다.
유럽 최대 스포츠 웨어 제조기업 ’아디다스‘의 경우는 이 ’오리지널‘에 막대한 가치를 둔 나머지 아예 제품라인 이름을 ’오리지널스‘라고 지었습니다. 독창적인 디자인의 패셔너블한 스포츠 웨어를 생산하는 이 라인에서는 1980년대 클래식 운동화의 대명사 ’슈퍼스타‘를 발매했습니다.
전 세계에 그 오리지널리티를 각인시킨 ’슈퍼스타‘는 2000년대, 2010년대에도 반짝 재유행 했고, 2022년 현재에도 꾸준히 사람들이 찾을 정도의 스테디셀러가 됐습니다.
한편, 브랜드의 오리지널 상품이 걷잡을 수 없이 유명해지는 경우, 제품 모델 명이나 브랜드 이름이 해당 품목보다 유명해지기도 합니다. 그 상표가 사용된 상품 전체를 대표하는 보통명사처럼 쓰이는 이 경우를 상표의 ’보통명사화‘라고 합니다.
영국 명품 패션 브랜드 ’버버리‘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군 장교용 그레이트 코트를 독보적으로 개량해 출시했습니다. 버버리가 내놓은 세계 최초 트렌치코트는 영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졌고 이후, ’버버리 코트(바바리 코트)‘는 트렌치코트의 보통명사가 됐습니다.
라이터에 불을 켠 채 던져도 꺼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오일 라이터 ’지포‘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 ’지포‘ 사가 군용으로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군인들의 입소문을 탔습니다. 라이터에 뚜껑과 하단에 경첩이 있어 안전성과 편리성을 크게 어필한 이 지포라이터는 오일 라이터의 보통명사가 됐습니다.
이 밖에도 SUV의 대명사 ’지프‘, 프레스햄 통조림 ’스팸‘, 비스테로이드 진통제 ’아스피린‘, 즉석카메라 ’폴라로이드‘ 역시 상품이 보통명사화된 경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