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의 이리’

‘황야’와 ‘이리’. 두 단어의 나열에 그 고독함이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리는 늑대의 동의어지만 공격성과 방탕함의 뉘앙스가 머리를 스치는 늑대에 비해 단어가 주는 쓸쓸함이 있습니다.

‘황야의 이리(Der Sreppenwolf)’는 전 세계를 매료시킨 작가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이고 자아탐구적인 소설입니다. ‘데미안’으로 잘 알려진 헤세는 그의 어법으로 보나, 풍기는 인상으로 보나 ‘심각 그 자체’로 보일 수 있겠지만, 그의 문장들을 탐독하다 보면 예상보다 일곱 배는 더 심각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가장 유명한 저서 ‘데미안’의 두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와 막스 데미안만 보더라도, 저렇게 심각한 초등학생들이 세상에 있을까 싶습니다.

‘황야의 이리’도 ‘데미안’과 그 궤를 같이 합니다. ‘데미안’이 작가의 신경증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면 ‘황야의 이리’는 자아를 완전히 파악하기 위한 자기분석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까지, 세계사적 격변기를 살아온 헤세가 쉰 살이 되던 해 발표한 이 병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소설은, ‘황야의 이리’라고 불리는 중년 남성의 성찰을 담은 일종의 수기입니다.

사회에 길들여진 ‘인간’으로서, 충동, 야성, 잔인함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황야의 이리’로서 존재하는 하리 할러의 자아는 병존하지 못했고, 줄곧 서로를 물어뜯습니다. 헤세는 자신을 투영시킨 하리 할러를 통해 분열적 자아의 독립 전쟁을 정결하면서도 대담하고, 몽환적이면서도 이지적인 문체를 통해 고백했습니다. 혼란에서 벗어나 진정한 ‘인간’이 되고자 ‘삶을 진지하게 대하지 않는 법’을 택한 그의 선택은 진정한 해법이 될 수 있을까요? 혹은 이상주의적 도피에 불과할까요?

애쉬크로프트 라이브러리 시리즈…‘하리 할러’

텍스트로 제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애쉬크로프트는 ‘당대 문학 작가들의 세계관을 아이웨어에 녹인다’는 취지로 ‘애쉬크로프트 라이브러리 시리즈’를 기획했고, 첫 번째 모델 ‘카포티’에 이어 ‘하리 할러’를 소개합니다.

‘하리 할러(Harry Haller)’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 ’황야의 이리(Der Steppenwolf)'의 주인공 하리 할러를 모티브로 제작한 판토형 메탈 프레임입니다.

전면부 안구 쉐입은 ‘황야의 이리’의 주인공 하리 할러의 매서운 눈매와 페이스라인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을 적용해 샤프한 느낌을 살렸습니다. 인체 공학적 설계로 제작된 β-티탄 소재의 템플은 얼굴에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면적을 최소화해 쾌적한 착용감을 제공하며, 템플 팁에 무게감과 마찰력을 더해주는 아세테이트 시트를 추가해 안정적인 무게중심을 구현했습니다. 코패드에 각인된 만년필 촉 디테일은 ‘애쉬크로프트 라이브러리 시리즈’만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줍니다.

‘하리 할러’는 네 가지 컬러로 구성됐으며 ‘황야의 이리’ 하리 할러의 다양한 자아와 이미지를 고유한 색에 담았습니다.

첫 번째 컬러 ‘납탄 블랙’은 푸르스름한 금속 원소인 납으로 제작된 탄환의 색감과 워싱 디테일로 도시 한가운데 군중들 속에서 길을 잃은 한 마리 이리의 내향성과 고독, 야행성, 불안, 향수, 고향 상실을 표현했습니다.

두 번째 ‘실버’는 도금 광택의 유무로 정신적인 인간이자, 비범한 인물의 풍모를 가진 하리 할러를 표현했으며, 살짝 검은빛이 감도는 실버에 가늘고 섬세한 헤어라인을 입혀 은은하게 빛나는 실버 무드를 완성했습니다

세 번째 ‘반다이크 브라운’은 반다이크 브라운은 부식토질의 갈탄을 정제해 얻는 안료로 탁한 붉은빛이 나는 브라운 색상입니다. 괴랄한 이론을 말하기도 하지만 청결과 시민성의 낙원의 가치를 존중하는 ‘인간적인’ 하리 할러의 이미지를 담았습니다. 깊이감이 느껴지는 반다이크 브라운은 유행을 타지 않아 데일리로 착용하기에 부담 없는 컬러입니다.

네 번째 ‘테라코타 골드’는 블랙 도금 위에 골드 컬러를 입히고 정교한 샌딩 기법으로 은은하면서도 앤티크한 정서를 구현했습니다. 괴테, 모차르트와 같은 자신의 우상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몽상적인 하리 할러의 이미지를 담았습니다. 절대로 코팅이 벗겨질 수 없는 구조의 도금 레이어를 쌓아 만들었으므로 단단한 내구성을 보장합니다.

하리 할러와 관련된 제작 비화는 애쉬크로프트 블로그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하리 할러’는 애쉬크로프트 홈페이지에서 주문하실 수 있으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애쉬크로프트 라이브러리 시리즈’의 또 다른 모델 ‘카포티’ 역시 오는 15일(일)까지 선주문 25% 할인 프로모션을 이어갑니다.